[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17] 상치꽃 아욱꽃

상치꽃 아욱꽃상치꽃은상치 대궁만큼 웃네아욱꽃은아욱 대궁만큼잔 한잔 비우고잔 비우고배꼽내놓고 웃네.이끼 낀돌담아 이즈러진 달이실낱 같다는시인의 이름잊었네.―박용래(1925~1980)고려 말엽 포은(圃隱)이라는 호를 가진 어른이 있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텃밭, 즉 채전(菜田)에 숨은 이라는 의미입니다. 당대 역사의 주역이었지만 그 곁 이름의 겸양이 매혹적입니다. 아마도 소박·청빈의 정신으로 살고자 그 이름을 가졌을 겁니다. 이 시가 웬일인지 그이를 그린 시만 같습니다.상추쌈이 달고 아욱국이 개운한 계절입니다. 장마철이 되면 그 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