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더 크게, 빅 부츠를 가장 잘 신는 방법
어글리 스니커즈의 겨울 버전이 탄생한 걸까? 스키를 타고 난 뒤 즐기는 사교 파티 문화가 유행하던 1960년대와 맥시멀리즘이 트렌드였던 2000년대, 그때의 거대한 문 부츠가 돌아왔다. 스키 부츠 브랜드 문 부츠(Moon Boot)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닮아붙은 이름으로, 꽁꽁 얼어붙은 거리는 물론, 산꼭대기 등반에도 어색하지 않을 법한 크고 투박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최근 패션계는 이 커다란 부츠에 다시 흠뻑 빠진 것만 같다. 패션 인플루언서의 소셜 미디어에서도 문 부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Y2K 패션의 잇 걸 에리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디올 플러시 문 부츠를 신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어요라는 코멘트와 부츠를 신은 셀럽들의 사진을 업로드했다. 디올 모노그램 푸퍼 재킷을 입은 머라이어 캐리, 버니 모자를 쓴 패리스 힐튼 하나같이 세기말을 연상시키는 차림을 한 사진 속 셀럽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뜻밖의 문 부츠 마니아, 바로 폴 맥카트니였다.
며칠 후 빈티지 딜러 올리비아 하루투니언이 추천한 틱톡 계정 @Flamielove에 빅 부츠 스타일링에 대한 팁을 공유한 영상이 화제를 모았고, 문 부츠 해시태그는 3,640만 뷰를 기록했다. 이런 트렌드는 소셜 미디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2021 F/W 시즌 샤넬, 끌로에, 발렌티노, 미우미우, 아크네, 페라가모 등다수의 패션 하우스는 빅 부츠의 유행을 예견했다(끌로에는 아예 문 부츠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을 정도).
스트리트와 슬로프에서 포착된 셀럽들의 스타일링 역시 문 부츠가 트렌드임을 말해준다. 블랙 비키니에 미우미우의 투박한 퍼 부츠를 신고 눈 위에 서 있는 켄달 제너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무려 1,200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기록한 것을 보라.
그런가 하면 카니예는 한 달 내내 큼직한 부츠를 고수해왔는데, 자신의 시그니처인 발렌시아가 러버 부츠를 무려 17인치나 되는 거대한 레드 윙 슈즈로 대체하여 착용했다. (카니예가 이 슈즈를 신고 등장한 후, 본래 200달러 이하인 이 슈즈는 리셀 사이트에서 3,000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리한나 역시 뉴욕에서 에이셉 라키와 데이트를 하며 오프화이트의 빅 부츠를 착용했는데, 디스트로이드 진, 봄버 재킷에 함께 연출해 특유의 과감하고 힙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일상에서 직접 문 부츠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고 싶다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런 과장된 스타일링은 결코 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커다란 부츠만큼 중요한 건 태도다. 쿨하고 당당한 애티튜드가 문 부츠 스타일링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