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자의 현대인 꿀팁, 관계를 더 잘 유지하는 9가지 습관
정신과 의사이자 분자 신경과학 연구자, 성인 애착 관련 연구의 선구자인 아미르 레빈이 끊임없는 현대인의 불안에 해결책이 될 사소한 습관들을 정리했다.
정신과 의사이자 분자 신경과학 연구자인 아미르 레빈은 개인적인 이유로 첫 책을 쓰기 시작했다. 약 20년 전, 그는 깊은 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서로 사랑한다는 건 분명했지만 관계는 잘 풀리지 않았어요. 아무런 도구도, 이해도 없었죠. 트럭에 치인 느낌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그는 성인 애착 이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사람을 불안형, 회피형, 안정형으로 나누어 관계 방식을 설명하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그는 대중을 위한 책을 썼다. 그렇게 나온 책이 ‘어태치드: 성인 애착의 새로운 과학’이다. 이후 42개 언어로 번역되며 관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아미르 레빈은 이렇게 말한다. “겉보기에는 사소한 마음의 상호작용입니다. 우리의 뇌는 환경의 안전을 계속해서 감지하고 있어요. 일종의 안전 메커니즘이죠. 안전한 애착을 감지하는 레이더 같은 겁니다.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그렇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을 스캔하면서 안전을 확인하고, 다른 사람들 곁에서 안전함을 느끼죠.
이런 작은 상호작용들이 정말 중요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조금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얼마 전 비행기를 탔는데, 저는 기내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작은 상자 하나에 맛도 없는 걸 넣어놓고 1만 3천 원쯤 받잖아요. 그래서 탑승 전에 트레이더 조스에 들렀어요. 거기 초코 라이스 크리스피가 있는데, 세 개 묶음으로 팔거든요. 정말 맛있어요. 그걸 사서 비행기에 가져갔죠. 당연히 하나는 제가 먹고, 나머지 두 개는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 나눠줬어요. 그냥 연결된 느낌을 받고 싶어서요. 이게 내 뇌에도, 그들의 뇌에도 얼마나 좋은지 알고 나니까요. 단순히 친절한 행동을 넘어서, 안전한 환경 속에서 내 뇌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에요.
연구 결과도 놀랍습니다. 요즘은 각종 보충제나 레드 라이트 테라피 같은 장수 트렌드가 유행이죠. 그런데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 실제로 수명을 늘리는 데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인지 능력도 향상되고, 이 ‘강한 연결감’이 주는 이점은 정말 많아요. 사람들은 레드 라이트 테라피가 아니라 초콜릿을 나눠주는 행동이 수명을 늘린다고 하면 믿기 어렵겠지만, 연구는 실제로 그렇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삶을 만드는 다섯 가지 축은 일관성, 가용성, 반응성, 신뢰성, 예측 가능성입니다. 이를 줄여서 카르프라고 부르죠. 저는 아주 오래된 친구가 한 명 있어요. 코로나 시기에는 그 관계에도 오르내림이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카르프라는 공통 언어가 생겼습니다.
이 책 출간 때문에 요즘 제가 너무 바빠서 그 친구의 전화를 두 번이나 놓쳤어요. 다시 연락도 못 했고요. 며칠 전 그가 다시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요즘 너 반응이 좀 느린데? 카르프가 아니야.’ 저는 바로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네 말이 맞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고 미안하다고 했죠.
그 친구는 ‘괜찮아’라고 했지만, 예전 같았으면 아무 말 없이 서운해했을 거예요. 혹은 말을 꺼냈더라도 저는 방어적으로 반응했을 겁니다. 우리는 20년이나 친구였지만, 한동안 서로 멀어졌던 시기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 언어 덕분에 상황을 아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도구와 언어를 가지고 있었고, 저는 그걸 인정한 뒤 더 노력해서 관계에 집중했습니다. 결국 관계에서 뇌가 필요로 하는 안정감을 이해한 덕분이죠.”
“한 팟캐스트에서 어떤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친구들이 메시지를 보내는데, 나는 가끔 2주씩 답장을 안 해요. 그러면 친구들은 “무슨 일 있어? 내가 뭘 잘못했어?”라고 묻죠.’ 충분히 이해되는 반응이에요. 뇌에서는 불안과 의심 신호가 켜지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은 그걸 이해하지 못했어요. 상대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랐던 거죠.
이건 우리 뇌가 필요로 하는 것이고,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같은 사람에게서 반응을 얻어내려고 애쓰기보다는, 이미 내 삶에 있는 안정적인 사람들에게 주의를 돌리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뭔가를 고치려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느라, 그런 사람들을 종종 놓치죠.
안정 애착을 강화하는 치료의 핵심 중 하나는 주의를 전환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변화일 수도 있어요. ‘이 사람에게 또 메시지를 보내지 말고, 항상 답장해주는 사람에게 보내자.’”
“누군가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 시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답장을 해야 해요. 물론 사람마다 적절한 답장 속도는 다릅니다. 그게 핵심이죠. 우리는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존재입니다. 각 사람마다 기본적인 소통 리듬, 일종의 기준선을 가지고 있어요. 관계마다 기대되는 반응 속도가 있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 메일을 주고받는 사람이라면, 즉각 답장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상대도 그걸 기대하지 않으니까요. 이렇게 관계마다 서로 다른 기준선을 만들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제 여동생에게는 훨씬 더 빠르게 답장을 합니다. 반면 제 파트너는 답장이 느린 편이라 저도 그에 맞춰 천천히 답해요. 서로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그는 하루 종일 정말 바쁘게 일하고, 줌 회의도 계속하거든요.
사람마다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감을 잡게 되면, 그 기본적인 기대치를 맞춰줄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러면 상대도 더 이상 집요하게 요구하지 않게 되죠. 길고 복잡한 대화들이 필요 없어집니다. 그게 안정적인 애착의 장점이에요. ‘우리 관계가 지금 어떤 상태지?’ 같은 깊은 대화를 굳이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굴러가니까요.”
“시몬 베유는 ‘집중은 가장 희귀하고 순수한 형태의 관대함이다’라고 말했는데, 저는 이 말이 정말 와닿습니다. 사람들이 이걸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아주 짧은 답장 하나라도 세상에 대한 일종의 관대함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내 안에서 ‘나는 이 사람들 곁에 있겠다’고 결정하는 것이고, 그들의 안녕에 대한 책임을 일부 나누는 겁니다. 그리고 이건 상호적인 거예요. 결국 내 안녕도 함께 돌보게 되죠.
그러면 ‘아, 답장해야 하는데’, ‘계속 연락 유지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는데’ 같은 생각이 아니라, 이게 하나의 웰니스 활동이 됩니다.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메시지를 쓰는 거죠. 저는 이 관점이 정말 도움이 됐어요. 시간을 쓰는 게 곧 나와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일이니까요.”
친구가 주는 만큼만 에너지를 맞춰라
“한 친구가 있어요. 제가 먼저 연락하면 항상 퇴짜를 맞는 느낌이었죠. 솔직히 말하면 그 친구는 아이 둘을 키우느라 많이 힘들어요. 그래서 제가 ‘사랑을 담은 벽치기 테니스’라는 개념을 떠올렸습니다. 내가 벽이 되는 거예요. 누군가 공을 치면, 그만큼만, 혹은 아주 조금 덜 되돌려주는 방식이죠. 처음엔 관계를 자연스럽게 뒤로 밀어두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보다 더 좋은 방식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가끔 제가 전화를 걸면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도 있고, 그 친구가 다시 연락하는 걸 잊어버리기도 해요. 약간 회피적인 성향도 있고요. 메시지를 보면 웃길 정도예요. 그 친구가 ‘안녕’이라고 보내면 저도 바로 ‘안녕’이라고 답해요. 이게 바로 사랑을 담은 테니스죠.
일주일이 지나 또 ‘안녕’이 오면, 저도 다시 ‘안녕’. 이틀 뒤 갑자기 전화가 오면, 저는 최대한 바로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이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그렇게 통화하고 즐겁게 얘기하죠. 그리고 전화를 끊고 나면, 그가 원한다고 느끼지 않는 이상 먼저 다시 전화하지 않습니다. 보통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아요. 이 방식은 상대를 가르치기 위한 게 아니라, 관계의 기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실제로 이 방법을 쓰고 나서 관계가 훨씬 좋아졌어요. 전화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스트레스받는 일도 줄었고요. 그런 집착은 뇌 에너지를 크게 소모합니다. 기대가 어긋나면서 생기는 감정의 흔들림은 우리에게 꽤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예전만큼 많은 걸 공유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관계는 더 단단해졌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꼭 연락하고 싶을 때는, 확실히 답해줄 사람에게 연락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