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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서울 오면 꼭 사가는 옷, 가방, 신발 그 외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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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국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세계 최고의 쇼핑 도시라 칭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해졌을까?

서울의 좁은 골목, 어딘가 감각적으로 낡은 콘크리트 칵테일 바와 그냥 낡아서 문을 열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허름한 호프 집 사이에서, 나는 영국 모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리처드 비둘과 담배를 피우고 있다. “오늘 아침 11시쯤이었나, 멋진 스커트에 허벅지까지 오는 부츠를 신은 두 여성이 아무렇지도 않게 거리를 걷고 있더라”고 그는 약간 놀란 듯 말한다. 나 역시 일상에서 이 정도로 꾸민 사람들을 보는 게 꽤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영국인이라서 그런 걸까. 옷을 차려입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서울이 진짜 ‘스타일 도시’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떤 스타일이든 받아들이는 열린 도시 말이다.

강남에는 익숙한 대형 브랜드들이 모여 있다. 프라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로로 피아나 같은 곳들이다. 루이 비통은 이곳에 6층 규모의 세계 최대 매장을 열었다.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는 거의 현대 미술관처럼 느껴질 정도다. 물론 이런 곳들은 주로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하지만 강북으로 올라가면 종로의 빈티지 구역이 있다. 이곳이야말로 ‘진짜 서울’ 같은 느낌이다. 사람들은 좋은 아이템을 찾기 위해 옷 더미를 뒤지고, 감각적인 작은 셀렉트 숍들이 생겨났다. 빈티지 숍에는 데님이 넘쳐나고, 무게로 가격을 매긴다. 이런 방식은 2012년 런던에서 학생이던 시절 이후 처음 본다.

서울 전반에 걸쳐 스타일은 살아 움직인다. “사람들 스타일이 다양해요. 특정 동네에서는 각자의 개성에 맞게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헤어 디자이너 지한의 말이다. “저는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디테일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도 사요.”

Getty Images

물론 한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2025년 삼성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는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평범한 수요일 오후에도 성수는 쇼핑백을 든 젊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 지역은 ‘힙한 동네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공장 지대를 낮은 임대료로 풀고, 창작자들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활성화된 것이다. 무신사는 실험적인 옷들로 채운 거대한 온실 같은 매장 ‘엠파시’를 열었다.

파리처럼 우아하거나, 런던처럼 거칠거나, 스톡홀름처럼 단정한 특정 스타일로 정의되는 도시들과 달리, 서울은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혼합형이다. 특정한 하나의 스타일을 꼽을 수 없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이다.

이런 에너지는 외부 브랜드들도 끌어들인다. 나는 단순히 시차와 빈티지를 경험하려고 서울에 온 게 아니다. 미니멀하면서도 럭셔리한 브랜드 코스가 이곳에서 쇼를 열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린 구스타프손은 “서울에는 자연스러운 우아함의 에너지가 있다”고 말한다. 뉴욕 브랜드 파운드의 창립자 파라즈 자이디 역시 팝업을 위해 서울에 와 있다. 그는 “서울은 옷을 하나의 스토리로 소비하는 도시”라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은 그의 브랜드에서 미국과 유럽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Backgrid
Backgrid

서울은 어떻게 이렇게 성장했을까? 한국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고, 동시에 빠르게 질리기도 한다. 여기에 K-팝의 영향이 크다. 아이돌은 화려한 스타일을 전 세계로 퍼뜨리고, 이는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과 앰배서더십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더 큰 주목을 받는다. 이 순환 구조가 계속된다.

또 하나는 ‘외모에 대한 진지함’이다. 미용 시술과 성형, K-뷰티 산업은 매우 큰 시장이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외모에 투자하는 문화가 형성됐고, 도시 전체의 스타일로 이어진다. 여기에 이태원의 클럽 문화까지 더해진다. 새벽 6시까지 이어지는 밤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잘 입는 법’을 반복적으로 익힌다.

마지막 날, 편의점에 들러 형광색에 가까운 사탕을 고르고 있을 때였다. 2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허리 라인이 살짝 들어간 네이비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다. 이베이 고수들이라면 열광할 만한 아이템이다. 바지는 부츠 위에 완벽하게 떨어지고, 앞코는 날카롭게 뾰족하다. 그는 우유와 달걀, 치약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그는 레드카펫에서나 볼 법한 스타일로, 그냥 장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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