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된다, 베르사체와 오니츠카 타이거의 보장된 협업
밀라노 런웨이에서 공개된 이 예상 밖의 만남은 이탈리아식 맥시멀리즘 대신 일본식 미니멀리즘을 선택했다.
지난 금요일, 오니츠카 타이거가 베르사체의 밀라노 패션위크 쇼에 깜짝 등장했다. 밀란 패션 위크 무대에서 다리오 비탈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첫 컬렉션을 선보인 자리였다. 물론 데뷔 자체가 가장 큰 화제였지만, 이 예상 밖 협업 역시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탈레는 올해 초 미우미우에서 베르사체로 합류했다. 이번 컬렉션을 보면 미우치아 프라다의 영향이 은근히 묻어난다. 미우미우에서의 절제된 디자인과 깔끔한 라인이 베르사체에도 스며든 것. 원래 베르사체는 화려하고, 마이애미식 글래머와 강한 섹슈얼리티를 상징하는 브랜드지만, 이번에는 그 반대 성향이 섞였다. 그리고 그 조합이 가장 잘 드러난 지점이 바로 오니츠카 타이거 협업이다.
이번 협업의 중심은 오니츠카 타이거의 전설적인 모델 타이치였다. 1970년대에 처음 출시된 이 모델은 하나의 컬트 클래식으로 자리 잡았다. 브루스 리가 마지막 영화에서 신었고, 수십 년 뒤에는 우마 서먼이 영화 ‘킬 빌’에서 다시 등장시켰다.
비탈레 버전은 일본 산인 돗토리 지역의 오니츠카 타이거 공장에서 생산됐고, 엄선된 이탈리아산 가죽을 사용했다. 측면에는 더블 스티치로 마감된 타이거 스트라이프가 들어갔고, 브랜드의 상징인 메두사 엠블럼이 텅 부분에 스터드 디테일로 작게 더해졌다. 어퍼는 워싱과 버핑을 거쳐 살짝 빈티지한 질감을 만들었다. 여기에 스니커뿐 아니라 이탈리아 생산 ‘스노퍼’도 함께 공개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하이패션과 스니커의 협업 흐름 속에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자크뮈스 x 나이키, 윌리 차바리아 x 아디다스, 발렌티노 x 반스 같은 협업이 잇따라 출시됐다. 보다 니치한 영역에서도 로에베 x 온, 마르니 x 호카 같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베르사체에게 이런 ‘절제’는 낯선 선택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비탈레의 데뷔 맥락에서 이 오니츠카 타이거 협업은 시선을 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그가 이끌 베르사체의 방향성을 조용히 암시하는 장치처럼 보인다. 여전히 대담하고 화려하지만, 때로는 절제된 순간도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