Добавить новость
123ru.net
World News in Korean
Январь
202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어머니 그리고 모든 삶에 관하여,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0

디디에 에리봉의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문학과지성사, 2025). 저자와 제목만으로도 책을 펼칠 이유는 충분했다. 2021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랭스로 되돌아가다>(문학과지성사)의 열렬한 독자라면, 그가 고향인 프랑스의 작은 공업도시 랭스를 떠나 노동계급의 탈주자로서 지식인으로 파리에 정착하기까지, 그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성인기 내내 찾지 않았던 랭스로 되돌아가기까지, 절연하고 살았던 가족과 다시 마주하며 자신의 계급 정체성과 성 정체성의 교차를, 그 역사를 분석하기까지, 그가 글을 통해 시도한 방식을 잘 알 것이다.

디디에 에리봉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문학과지성사, 2025)

전작을 읽지 않았더라도 노년과 죽음, 생의 취약성과 제한성을 둘러싼 첨예한 질문 앞에 서 있는 독자에게, 특히 그것을 자기 이야기에서 풀어내면서 타인의 목소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이에게, 혹은 타인을 통해 자기의 세계를 돌아보길 원한다면, 경험적이면서도 분석적인 글쓰기에 관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지극히 사적이고 성찰적이며 회고적인 이 내밀한 이야기가 얼마나 또 어떻게 철학적이고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주제와 이론화 작업으로 이어지는가를 흥미롭게 읽어 내려갈 것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책에서 에리봉이 시도한 글쓰기 스타일은 그의 표현대로 ‘사회적 전기(Sociobiographie)’라고 할 수 있다. 자기로부터 출발한 지극히 개인적 이야기지만, 자전소설, 오토픽션, 회고전, 자서전과는 다른 좀 더 자기를 분석하고 성찰해 이론서의 면모를 보인다. 개인이 필히 관계 맺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틀, 맥락, 층위를 분석하는 작업임을 상기하고 적용하는 글쓰기의 지향이다. <랭스로 되돌아가다>가 그의 아버지의 죽음에서 출발했다면,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의 시작점은 어머니다.

그의 어머니. 일찍이 부모를 잃고, 어느 부르주아지 집안에 들어가 ‘무슨 일이든 하는’ 하녀, 가정부로 살다가, 공장의 노동자로 오랫동안 일한 어머니. 은퇴 후 연금 생활자로 지내다 늙고 병들어 요양원에 들어가지만, 입소 후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죽음을 맞은 어느 한 서민 여성. 참고로 이 책에는 어머니의 구체적인 이름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선명하고 명확한 이름과 계급으로 명명하거나 규정하고 규범화할 수 없는 한 여성의 삶이야말로 실재하는 것이라는 듯하다.

에리봉은 어머니가 요양원을 거부했지만, 결국 그곳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통해 늙고 병들어 죽음 앞에 이른 사람이 실존적인 차원에서, 또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차원에서 어떤 위상과 인간적 (불)가능성을 갖는가를 정확히 짚는다.

“그녀는 자신이 고통받고 있음을 안다. 고통은 시간과 맺는 관계를 무화하고, 이제껏 그녀의 시간과 타자들의 시간에 리듬을 부여했던 모든 것에서 정신과 신체를 빼낸다. … 우리가 시간의 시간성 속에 다시 편입될 수 있다는 식의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엔 사태가 진정될 가능성이 없다. 우리는 이미 빠져든 시간의 공백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109쪽)

어머니와의 관계 회복이 주는 기쁨이라든지, 짧은 재회 뒤 찾아온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자식이 갖게 되는 연민이나 죄책감이 이 글을 좌지우지할 리는 없다. 에리봉은 어머니의 계급적 조건, 어머니의 사랑 없는 결혼, 죽음 직전 만난 연인을 향한 사랑, 그녀가 혐오라는 매개를 통해 그 자신에게 유일하게 허용한 우월감, 파리의 지식인 사회로 편입한 뒤 에리봉은 더 이상 쓰지 않고 잊은 하지만 어머니는 평생 써온 언어 세계 같은 것을 통해 어머니의 시공간, 역사를 펼쳐낸다. 이때 이 펼쳐냄은 어머니 개인의 역사를 회고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조건 아래 살아온 한 사람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당대 사회의 다면성과 다면적인 어머니의 모습이 맞물려 있음을 드러내는 데 있다.

Unsplash

노년과 죽음이라. 나이를 먹는다는 것,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그리하여 병든다는 것, 더 정확히는 끝내 죽음에 이른다는 것. 이것에 관해서라면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피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외면하지 않고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할 수 있는 한 잘 준비하고 싶다. 에리봉은 어머니 여성이 죽음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죽음에 이르는 시간)과 요양원에서의 죽음(죽음을 가시화하고 죽음이 벌어지는 장소)을 지켜보며, 그는 현상학과 실존주의 철학이 늙음이라는 문제를 은폐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철학을 고령자의 관점에서 재검토하기를, 현재 작동하고 있는 이론과 개념, 그것들의 기초를 이루고 지지하는 문화 전체를 다시 심문하기를 요청한다. 이것은 실로 뼈아프다. 누구나 신체적 자율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지만, 많은 경우 그것을 무시하거나 배제하며 논의와 사유의 시선 바깥으로 밀쳐내온 체계적인 역사가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에리봉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노쇠한 이들, 자율성의 상당한 상실과 때로는 인지능력의 쇠퇴로 자주 시달리는 이 사람들은 하나의 ‘우리’를 구성하고 일인칭 복수형 담론의 집합적 주체가 될 수 있을까?”(286쪽)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말하지 않는 그들을 듣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가?”(283쪽)

대변인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장애가 있거나 늙었거나 취약한 개인의 외부에서 이들의 취약성을 말하는 것, 하지만, 결코 장애가 있거나 늙었거나 취약한 개인의 내부 속에서는 알 수 없는 외부로서만 알 뿐인 것, 그것을 인정하면서 목소리를 내는 것.

“어떤 질문이 정치적인 것으로 구성될 때면 언제나 대변인이 있다. 대변인이 있어야, 더 심층적으로는 바로 대변인의 말을 통해야 어떤 문제가 정치적인 것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296쪽)

죽음 앞 어머니가 아닌 에리봉이라는 대변인. 어머니 개인의 체험의 층위뿐 아니라 에리봉의 성찰적, 이론적, 실천적 담론화 작업과 분석. 타자에 관해 말하기 위해 자신에 관해 말하기.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기 혹은 그들에게 목소리를 주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기.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이 자기분석이자 사회적 전기라고 할 때 취하는 형식이 바로 여기에 있다.

  •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디디에 에리봉

    문학과지성사, 2025

    구매하러 가기





Загрузка...


Губернаторы России

Спорт в России и мире

Загрузка...

Все новости спорта сегодня


Новости тенниса

Загрузка...


123ru.net – это самые свежие новости из регионов и со всего мира в прямом эфире 24 часа в сутки 7 дней в неделю на всех языках мира без цензуры и предвзятости редактора. Не новости делают нас, а мы – делаем новости. Наши новости опубликованы живыми людьми в формате онлайн. Вы всегда можете добавить свои новости сиюминутно – здесь и прочитать их тут же и – сейчас в России, в Украине и в мире по темам в режиме 24/7 ежесекундно. А теперь ещё - регионы, Крым, Москва и Россия.


Загрузка...

Загрузка...

Экология в России и мире




Путин в России и мире

Лукашенко в Беларуси и мире



123ru.netмеждународная интерактивная информационная сеть (ежеминутные новости с ежедневным интелектуальным архивом). Только у нас — все главные новости дня без политической цензуры. "123 Новости" — абсолютно все точки зрения, трезвая аналитика, цивилизованные споры и обсуждения без взаимных обвинений и оскорблений. Помните, что не у всех точка зрения совпадает с Вашей. Уважайте мнение других, даже если Вы отстаиваете свой взгляд и свою позицию. Smi24.net — облегчённая версия старейшего обозревателя новостей 123ru.net.

Мы не навязываем Вам своё видение, мы даём Вам объективный срез событий дня без цензуры и без купюр. Новости, какие они есть — онлайн (с поминутным архивом по всем городам и регионам России, Украины, Белоруссии и Абхазии).

123ru.net — живые новости в прямом эфире!

В любую минуту Вы можете добавить свою новость мгновенно — здесь.






Здоровье в России и мире


Частные объявления в Вашем городе, в Вашем регионе и в России






Загрузка...

Загрузка...





Друзья 123ru.net


Информационные партнёры 123ru.net



Спонсоры 123r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