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와 애플워치 너머에, 가지고 싶은 이 시계

차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자임을 알리는 명품 시계와 다르다. 50만 원 선이면 살 수 있다. 스마트 워치처럼 기능이 다양하지도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시계를 원한다. 미스터 존스 워치스다.

일단 부의 상징은 아니다. 비싸면 억대를 호가하는 명품 시계와 달리, ‘미스터 존스 워치스’의 시계는 대개 30~50만 원대를 오간다. 간혹 비싼 모델도 150만 원 정도다. 이런저런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워치도 아니다. 시간을 읽는 방식도 독특하다. 시침과 분침, 숫자 대신 외계인, 오리 등 그림 또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이 시계의 철학은 분명하다. 생각거리, 그리고 스토리. 시계를 봄으로써 사유하고 상상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미스터 존스 워치스가 시계를 만드는 이유다. 이 브랜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작을 정리해보았다.

숫자 먹는 괴물
Number Cruncher

도시에 괴물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 괴물, 식성이 독특하다. 다른 게 아니라 숫자를 잡아먹고 있다. 벌써 뱃속엔 한가득 숫자 더미가 들었다. 놀라지 마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괴물의 주식은 시계 속의 숫자다. 괴물이 손에 쥐고 있는 숫자는 시침, 괴물의 뱃속 중앙에 있는 숫자는 분침으로 읽으면 된다. 지금, 무엇이 내 시간을 장악하고 있는가,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재미있는 오토매틱 워치. 캐릭터 디자이너 오노리오 디에피로가 디자인한 모델. 275 파운드(한화로 약 55만 원).

완벽하게 무용한 오후
A perfectly useless afternoon

시침, 분침이 없다고 당황할 것 없다. ‘완벽하게 무용한 오후’에서 시침은 노란 도넛 모양 튜브에 올라간 사람의 다리가, 분침은 귀여운 장난감 오리가 대신하고 있으니까. 한낮의 휴식이라는 테마에 걸맞은 디자인인 셈. 산뜻하면서 편안한 색감도 매력적이다. 지름 40mm에 스위스산 셀리타 SW200 무브먼트가 사용됐다. 스트랩은 가죽과 스테인리스 2종을 준다. 750 파운드(한화로 약 150만 원).

몹시 정확한
The Accurate

도저히 틀릴 수 없는 불변의 진리는? 바로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따라서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몹시 정확한’ 시계를 차면, 시간을 볼 때마다 이 사실을 자각한다. 시침 위에 적힌 문구 ‘기억하라(remember)’와 분침의 ‘너는 죽을 것이다(you will die)’로. 쿼츠 시계이며 다이얼엔 사파이어 유리가 사용됐다. 수심 50m의 정수압을 견딜 수 있다. 225 파운드(한화로 약 44만 5천 원).

컬러 벤 다이어그램
Colour Venn

중학교 수학 ‘집합’ 단원에 등장하는 벤 다이어그램이, 시계에 들어갔다. 그것도 색료의 3원색으로 쨍하게. ’컬러 벤 다이어그램’을 읽는 법은 일단 외우기만 하면 쉽다. 청록색 디스크가 시침, 자홍색이 분침, 노란색이 초침이다. 시시각각 각각의 디스크가 돌면서 변화하는 교집합의 색상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 스위스산 셀리타 SW200 무브먼트가 사용됐다. 가죽과 스웨이드 스트랩을 각각 1개씩 준다. 750 파운드(한화로 약 15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