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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계 100점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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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00쪽에 달하고 무게만 11kg에 육박하는 타셴의 신간 ‘얼티밋 컬렉터 워치’는 시계 애호가의 커피 테이블 북의 최종 보스다. 아, 베개로 쓸 수는 없다. 목이 꺾일 테니까.

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 2017년 기록적인 가격에 판매됐다. Courtesy of Taschen

인쇄물의 시대는 황혼기에 접어들었을지 모르지만, 시계에 대한 집착과 튼튼한 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크고 화려한 도판으로 가득한 시계 책의 시대가 황금기를 맞고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 예거 르쿨트르, 오데마 피게, 롤렉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탐나는 시계들의 결정판 역사서를 선보이며 이 흐름에 합류했다. 이렇게 묵직한 시계 서적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베테랑 디자인 저술가 샬럿 피엘과 피터 피엘은 이 장르에 비어 있는 틈이 있다고 봤다. 그것을 메우기 위해 3년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수집 가치가 높은 시계 100점을 추적하고, 촬영하고, 기록했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타셴의 ‘얼티밋 컬렉터 워치‘다. 총 960쪽, 2권으로 구성된 이 육중한 책에는 완벽한 상태의 1915년 까르띠에 산토스부터 닐 암스트롱의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그리고 1999년 제작된 에프 피 주른의 투르비용 수브랭 아 르몽투아르 데갈리테 수스크립시옹까지, 온갖 끝판왕급 시계가 담겨 있다. 전설적인 경매사 오렐 박스의 서문, @goldberger 계정으로 알려진 오로 몬타나리부터 로저 더블유 스미스에 이르는 수많은 시계계 거물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치밀하게 조사된 역사적 주석 수백 쪽까지 더해져, 어쩌면 지금까지 만들어진 20세기 시계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헌사일지도 모른다. 당연하게도 피엘 부부는 이 책의 제작 과정, 시계 수집의 역사적 중요성, 그리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론진을 추적한 일 등에 대해 할 말이 아주 많았다.

비교적 시계 세계에 늦게 들어온 편인데, 이렇게 복잡한 주제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고 어떻게 자신했나요?
이런 말이 있죠. 어떤 주제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다면 그 주제로 책을 써라.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는 책을 만드는 일을 35년째 해오고 있고, 이번 책이 아마 우리가 쓴 70번째 책 쯤 될 겁니다. 우리는 원래 디자인 세계를 전문으로 해왔고, 바로 그 점 덕분에 시계처럼 기술적인 주제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 역사와 디자인 이론의 렌즈를 통해 해석할 수 있었던 거죠. 3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이 세계에 비교적 생소한 상태로 들어왔지만, 그 뒤로는 완전히, 철저하게 이 세계에 풀타임으로 몰입했습니다.

이런 책이 취할 수 있는 방향은 정말 많았을 텐데요. 어떻게 수집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나요?
최근 우리가 만드는 책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특징은 최상위 수준의 수집이에요. 왜냐하면 모든 움직임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거기이기 때문이죠. 자동차든, 모터사이클이든, 시계든, 모든 끝판왕이 그곳에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역사를 만드는 사람이 바로 수집가들이라는 점이에요. 우리가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은 종종 이런 컬렉션들에서 나오고, 그것들이 결국 박물관에 들어가 정전의 일부가 되거든요. 그래서 수집이라는 게 엘리트적인 취미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토대예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 같은 위대한 박물관들도 모두 개인 컬렉션에서 시작했으니까요.

닐 암스트롱의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전설적인 영국 시계 제작자 조지 대니얼스가 만든 스프링 케이스 투르비용.

이미 고급스럽고 거대한 시계 커피 테이블 북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이 책으로 이루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이걸 시계 책의 결정판이라고 부르는 건 오만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어떤 주제든 그 주제의 결정판이 아니면 굳이 책을 만들고 싶지 않아요. 3년이나 인생을 들일 거라면, 가능한 한 최선이어야 하잖아요. 우리가 하려고 한 게 바로 그거예요. 그리고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시계 책들을 살펴봤는데, 우선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많은 책들이 사실상 사진 위주의 커피 테이블 북이더라고요. 콘텐츠는 가볍고요. 반대로 굉장히 훌륭하지만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학술적이어서 건조한 책들도 있었어요. 그런 책들은 종종 사진도 별로 좋지 않았고요. 아름답지만 동시에 권위 있고 학문적인 책은 없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게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목록을 단 100점으로 추려내는 일은 어떻게 했나요?
100점의 목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30번이나 수정을 거쳤어요. 하지만 출발점은 분명했죠. 궁극의 시계는 무엇인가? 가장 비범하고, 독점적이고, 희귀하고, 가치 있고, 특별하고, 압도적인 예시는 무엇인가? 금세 알게 된 건 최상위권에서는 결국 파텍 필립과 롤렉스 이야기로 수렴된다는 점이었어요. 하지만 책의 절반을 그 두 브랜드에 할애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우리는 시계의 진화라는 더 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예를 들어 오메가 마린은 특별히 비싼 시계는 아니지만, 최초의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사용했고 최초의 프로페셔널 다이버 워치이기도 해요. 그런 시계를 빼놓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포켓 워치의 계보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데 도움이 되는 시계들이 반드시 들어가야 했어요. 디자인이든, 다이얼 디자인이든, 메커니즘이든, 독자들이 그 이정표를 따라갈 수 있는 서사가 책 안에 흐르기를 바랐습니다.

그다음에는 이 시계들을 촬영하기 위해 실제로 같은 공간에 들어가야 했을 텐데요. 그건 어떻게 가능했나요?
우리는 브랜드를 찾아 갔고, 박물관에도 갔고, 경매 회사에도 갔어요. 또 수집가들과도 이야기를 나눴죠. 그러면 그들이 “아, 누구누구가 엄청난 시계를 갖고 있는 거 아세요?”라고 말해주곤 했어요. 완전히 배움의 과정이었죠.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그리고 특정한 방식으로 이 세계에 들어가게 되면 모두가 친구가 돼줍니다. 좋은 예가 오크 컬렉션이에요. 저는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린 오크 컬렉션 전시에 대해 듣고, 그 전시 책임자와 연락이 닿았어요. 그래서 수집가와 연결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죠. 그렇게 패트릭 게트라이드와 연결됐고, 그는 “좋아요, 제네바로 오세요”라고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사진작가와 함께 갔고, 패트릭은 컬렉션의 열쇠를 그냥 우리에게 맡겼어요. 정말 그런 상황이었죠. 제가 파텍 필립 2499 한 상자를 사진작가에게 가져다주면, 그 케이스 하나에 3,000만 달러어치 시계가 들어 있었을 수도 있어요.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는 너무도 관대했습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론진 토노

특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챕터도 있나요?
이 책에 실린 시계들 중에는 이전에 한 번도 촬영된 적 없는 것들이 많아요. 하지만 제가 가장 뿌듯한 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소유했던 론진을 확보한 일이에요. 1929년에 제작된 16캐럿 골드 론진 토노인데, 1930년에 로스앤젤레스의 유대인 공동체가 아인슈타인에게 선물한 시계였고 그는 그것을 매일 착용했어요. 전쟁이 끝날 무렵 그의 연인이 러시아로 돌아갈 때, 아인슈타인은 그 시계를 그녀에게 줬고, 나중에 러시아에 있던 그녀의 아들이 그 시계를 앤티쿼럼 경매에 위탁했어요. 현재 소유주는 그때 그것을 구입한 사람들이고요. 제가 그들에게 닿을 수 있었던 건 론진 헤리티지 총괄인 다니엘 허그를 통해서였어요. 오랜 서신 교환 끝에, 그들은 워싱턴 D.C. 자택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시계를 내어주기로 했고, 저는 사진작가를 보내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됐죠.

파텍 필립이 이 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예상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수집가들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 브랜드라고 생각하나요?
우리가 패트릭 게트라이드와 진행한 인터뷰 중 하나에서 그가 이런 말을 했어요. 어떤 종류의 시계든 파텍은 다 훌륭하다고요. 바로 그 일관된 탁월함이야말로 진짜 파텍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기술적 전문성과 시계 자체의 비범함이 결합된 결과죠. 1940년대와 1950년대에 파텍이 최고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와 최고의 타임 온리 워치인 칼라트라바를 동시에 만들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세요.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케이스도 아름다웠고, 다이얼도 아름다웠고,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요.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걸맞은 기술적 비범함까지 갖추고 있었죠.

1940년대 파텍 필립 칼라트라바 두 점. 하나는 핑크 골드, 하나는 옐로 골드다.

리서치 과정에서 특히 도움이 된 다른 책이 있었나요?
의심의 여지 없이 헬무트 크로트의 더 다이얼이었어요. 그는 정말 친절하게도 제게 한 권 보내줬고, 그 책은 걸작입니다. 알렉스 바터의 두 권도 정말 훌륭하고요. 이런 책을 사는 사람들 중 실제로 끝까지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늘 궁금합니다. 솔직히 저도 책장에 있는 그런 책들을 다 읽진 않았거든요. 이 책에 들어간 엄청난 작업량을 생각하면, 그 점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저는 우리가 이런 책들을 통해 하나의 경험적 디자인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그냥 책장을 넘기며 사진만 감상해도 좋아요. 캡션만 읽고도 무언가 얻어간다면 그것도 좋고요. 더 깊이 들어가 본문까지 읽고 싶다면, 그 여정이 아주 훌륭하길 바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은 시각적으로도 작동해야 하고, 구조적으로도 작동해야 해요. 결국 누군가를 하나의 여정으로 데려가야 하니까요. 얼티밋 컬렉터 워치는 현재 타셴에서 한화 약 37만 원에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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